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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도망가지마..”“.........”“....미안해 동해야...”


 


“.....다신...안 그럴께....”
“.........”
“....그러니까 도망가지마..”
“.........”
“....미안해 동해야...”

 


미안하다는 말, 하지마...그 말 할 사람은 나야...

 

미안해 혁재야... 나 오늘, 그 사람 만나고 말았어..

 

 

 


그 사람 다시, 놓기 싫은데..

 

그래서 널 잃고 싶지도 않아...

 

 

 

 

 

 

어느 날, 한 심장에 두 사람이 자리 잡아버렸다.

 

 

 

 

 

 

 

 


#07.

 

 

 

 

 

 

 

 

 

 

 


「은혁씨! 갈증이 4주 연속 1위를 했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네, 감사드리는 분들이 너무 많은데.. 무엇보다 저희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 사랑해요!」

 


4주 연속 1위를 하느라 더 말할 수상 소감도 없었는 듯 싶다. 그래서 오늘은 짤막하게 말했고, 늘 수상소감을 말할 때마다 진지한 얼굴이었지만 오늘 이혁재는 웃었다. 팬들의 커다란 환호성에 이혁재는 두 손으로 하트를 그려주는 것으로 화답한다. 앵콜송으로 갈증 mr이 다시 흘러나오고, 이혁재가 마이크를 잡는다. 팬들은 환호하며 노랫말에 맞추어 응원을 한다. 늘 그렇지만, 무대 위의 이혁재는 언제나 화려하게 빛난다. 노래를 하는 목소리는 사람들의 시선을 휘어잡는 매력이 있다. 내겐 너무 벅찰정도로 멋진 남자이다. 그래서 어쩌면.. 나 같은 놈과는 어울리지 않는.

 

노래를 하고 있던 이혁재가 팬들 모르게 시선을 이리저리 돌린다. 그러다가, 우연찮은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날 찾고 있었던 건지 나와 눈이 마주친다. 이혁재가 환하게 웃는다. 특유의 잇몸 웃음으로. 나까지 자연스레 미소 짓게 만드는. 어쩐지 내게서 눈을 떼려하지 않는 이혁재에게서, 내가 먼저 시선을 피해버렸다. 이유는 모르겠다. 이혁재의 눈을 보는 순간 뛰는 가슴이 너무 벅차서, 곧이 바라볼 수가 없었다. 나는 돌아섰고, 공개홀을 빠져나왔다. 노랫소리가 미세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먼저 벤 안에 들어와 운전대에 머리를 기대고 앉아 있었다. 지하 주차장이라 어두웠지만, 바깥은 시끌벅적하다. 4주 연속 1위라고 팬미팅을 한다고 하던데, 매니저로써 당연히 가봐야하는데도 사실 그닥 가고 싶지가 않았다. 사람 많은 곳도 싫고, 시끄러운 것도 싫었다. 그냥, 오늘따라 기분도 썩 좋질 않다. 이혁재가 4주 연속 1위를 했는데도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해주지 못하고 먼저 벤에 와버렸다. 이혁재도, 별로 보고 싶지가 않다. 오늘은 아마도 기분이 최상급일 텐데, 그에 반면 나는 최하급이라니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나는 운전대에 머리를 떼고 운전석을 뒤로 확 당겨 등을 기대고 누웠다. 머리가 아프다. 아침에 현이랑 있을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었는데. 아마도 내 삶의 유일한 낛이 현이가 아닌가 싶다. 갑자기 또 현이가 보고싶어질 즈음, 주머니 속 핸드폰이 울린다. 같은 기획사 매니저, 정수 형이다.